1. 최초의 한글 번역 성경은 1882년 3월 24일 출판된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다. 이 성경은 만주에서 로스 선교사와 한국인 조력자의 도움으로 번역되었다.

최초의 번역에서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그리스도를 <키리스토>로, 세례를 <밥팀네>로 표기했다. 계속해서 로스는 단권 번역을 지속했는데 1887년에는 신약성경이 완역되었다. 이 성경이 순 한글로 번역된 <예수셩교젼셔>인데, 보통 <로스역 성경>이라고 불리고 있다.

2. 일본에서도 한글 성경으로의 번역이 진행되었는데, 그 일을 감당했던 사람은 이수정이다. 그는 지금의 외교통상부에 해당하는 통리외무아문의 관리였다. 그는 일본에서 예수를 믿고 1883년에 세례를 받았다.

이수정이 번역한 첫 책은 마가복음인데, 부피가 작고 내용이 간결했기 때문에 이 책부터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마가복음 번역본은 1885년 2월 요코하마에서 미국성서공회를 통해 간행되었다. 초판은 1천 부를 인쇄했는데, 그 해 4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일본을 경유하여 한국으로 입국할 때 가지고 온 성경이 바로 이 마가복음 번역본이었다.

  * 선교사가 들어와서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이미 일본에서 우리말로 번역된 성경을 선교사가 가지고 들어온 것이다. 선교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한다.(개인 작성)

  이수정은 하나님 칭호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두고 고심했는데, 한문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상제>로, 일본어 성경에서는 <가미>로 번역했으나, 그는 <천주>로 번역했다. <천주>는 천주교도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3.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성경 번역이 계속 되었는데...신약 공인된 번역성경이 나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북장로교 선교부는 게일과 언더우드를, 남장로교는 레이놀즈를 성경 번역 사업에 전념하도록 배려하였고 결국 이 세사람의 노고로 성경 수정작업이 추진되어 1906년에는 성경 번역자회가 공인한 공인 역본 <신약젼서>가 출판되었다. 이 성경이 1938년 <개역신약성서>가 출판되기까지 한국 교회 강단과 성도들이 사용했던 공인본 신약 성경이었다.  

 

4. 구약의 번역과 더불어 좀 더 완전한 번역 성경을 위한 필요성은 계속 되었다.

그러다가 1938년 구약과 신약이 합본된 <성경개역>이 출판되었다. 이 공인역 개정 성경이 1952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의거하여 수정을 거친 뒤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란 이름으로 간행되었고, 1956년 다시 새로운 맞춤법에 따라 일부 수정했고, 1961년에는 815개소의 자구수정을 거쳤는데, 이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교회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는 성경이 되었다.

 

5. 최초로 순수 한국 학자들로 구성된 번역진에 의해서 번역된, 신약전서 새번역.

 해방이후 성경의 새로운 번역에 대한 관심이 일자, 대한성서공회는 신약성경의 새번역을 시도했다. 대본으로는 네슬 25판이 사용되었는데, 1967년 12월 15일에 신약이 완역되어 <신약전서 새번역>이 간행되었다.

그러나 이 성경의 번역진은 진보적인 학자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므로 한국 교회 전체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강단용으로 사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순수 한국인 학자들로 구성된 번역진에 의해 새로운 신약성경이 역간된 일은 경하할 일이었다.

6. 신구교가의 공동번역 성서의 출간

성서공회가 신약 번역을 완료하고 구약번역을 서두르고 있는 중에 신구교가 합작하여 성경을 번역하기로 합의하고 1968년 2월 15일 신구교 <성경번역 공동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공동번역을 시작했다.

이 공동번역은 1977년 신약에 이어 구약까지 완역되어 그 해 부활절을 기해 <성서>라는 이름에 부제로 <공동번역>이라는 표제를 붙인 소위 공동번역 성서가 대한성서공회에서 출판되었다.

이 성경은 키텔의 <비브리카 헤브라이카> 곧 BHK를 기초로 번역되었다. 그러나 한국 보수교회는 이 성경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었다. 개신교는 천주교의 요구를 수용하여 <하나님> 표기를 포기하고, <하느님> 표기를 취했다. 보수교회는 이 성경은 범신론적인 번역이라고 혹평했다. 결국 이 성경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강단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그러나 천주교에서는 이 성경을 공식 성경으로 사용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이 공동번역 성경을 일부 수정하거나 북한식 용어로 바꾸어 출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7. 현대어 성경(1985년), 쉬운 성경(2001년), 우리말 성경(2004년)

성서 공회가 아니라 생명의 말씀사에서 젊은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성경을 번역하여서 출판한 것인데 원문 대조는 아니고, 미국에서 출간한 <살아있는 성경>에 크게 의존 되어 있는 번역이다. 처음부터 개역한글판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조 성경으로 출간한 것이다.

아가페 출판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원문 마소라 본문인 아셰르의 본을 직역한 <쉬운 성경>을 출판했다.(2001년)

2004년에는 남북 통일 시대를 대비해 11년에 걸쳐 번역한 <우리말 성경>(두란노)이 출간되었다.

8. 개역개정판의 발행

1938년 개정된 이래 재개정되지 않은 개역한글판이 오늘의 젊은 세대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또 번역 상에서도 몇 가지 문제가 제기되어 새로운 번역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여 한글개역성경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 되었다.

조직을 구성(1993년)하고 구약은 <슈투트가르트 히브리어 성경 BHS>를, 신약은 <네슬 알란트>판을 대본으로 사용하였다. 그래서 1998년 8월 31일에 <성경전서 개역개정>이 발행되었다.

이 성경에서는 어려운 한자어를 쉬운 말로 고치고, 문법이나 어법이 맞지 않는 경우를 수정하였고, 어색한 말을 다듬는 등 국어학적인 개정과 함께,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용어도 수정했다.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대한성서공회가 최근 교단별 성경활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85-90퍼센트가 개역개정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9. 성경공회의 <하나님의 말씀 바른 성경>의 출판

1990년 보수적인 교회들은 대한성서공회의 정책과 신학적 입장, 특히 성경 번역과 관련해 불만이 야기되었다. 그러던 중 대한성서공회가 <표준 새번역>을 보급하기 위해 한국 교회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 오던 개역 성경의 보급과 출판을 중단하려고 했을 때 표준새번역을 받아들일 수 없는 교회는 성경을 새롭게 번역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새로운 번역작업에 착수한다.

보수적인 107개 교단은 <한국성경공회>를 창립하면서 1952년판 개역 성경을 대본으로 부분적인 수정을 하여 1997년 <하나님의 말씀 신구약성경>을 출판했다. 그러나 이것은 대한성서공회가 인격적인 침해라고 문제를 제기해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한국성경공회는 1999년 6월 성경을 새롭게 번역하기로 결심하고, 성경 번역위원회를 구성하여 구약은 BHS(2nd ed., 1983)의 마소라 본문이, 신약의 경우 Novum Testamensia Greece와 Greek New Testament가 함께 사용되었다. 8년 6개월의 작업끝에 207년 <하나님의 말씀, 바른 성경>이란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영문으로는 <The Korean Truthful Version>이라 명명했다.

  - 성경 번역의 역사, 래리 스톤, 부록: 성경이 우리 손에 들리기까지(글: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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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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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와는 달리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성경공부를 장려했기 때문에 1900년에 이르기까지 성경의 일부를 이미 500개에 가까운 언어와 방언으로 번역했던 터였다.(p209)

1900년에 이미 500개에 가까운 언어와 방언으로 번역이 이루어졌다니... 교통과 통신 그리고 장비의 부족함에도 이런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성경을 그들의 말로 읽게 해야 한다는 열정(복음과 성경에 대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성경을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복음의 열정...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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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올린 글에서 중세시대 성경을 모국어인 영어로 번역한 위클리프에 대해서 글을 옮긴 것이 있었다. 이번에는 윌리엄 틴데일이라는 사람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람들은 위클리프와 틴데일을 역사적으로 이렇게 평가한다.

"위클리프는 성경의 일부를 번역했다는 사실보다는 남들에게 영향을 미친 점이 더 높이 평가되는데 비해, 틴데일은 대부분의 성경을 자기 손으로 직접 번역했던 인물이다. KJV는 여러 면에서 틴데일의 번역판을 개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틴데일이 태어날 때(1494년)만 해도 일찍이 1408년에 만든 헌법(위클리프의 번역판에 대한 대책으로 비공인된 영어 성경을 일체 읽어서는 안된다는 금지령)이 여전히 실효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 시대에서 틴데일은 새로운 성경 번역에 착수하기 위해 런던에 있는 주교에게 승인을 얻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헨리 8세가 여전히 가톨릭 신앙을 변호하고 있었던 만큼 그만 퇴짜를 맞고 말았다. 그래서 틴데일은 1524년에 독일에 이주해 다시는 잉글랜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독일에서 그는 비텐베르크에 살고 있는 루터를 만났고 신양성경 번역을 완수하게 되었다.

 

1526년 초, 많은 신약성경이 '상품을 넣은 상자, 술통, 옷 짐짝, 밀가루와 옥수수 부대 등에 숨겨진 채' 잉글랜드로 밀반입되었다. 헨리는 틴데일의 번역에 반대했고, 교회 공직자들은 성경을 구입해서 공개적으로 불태우기도 했다. 이런 반대가 오히려 판매를 도와주었고 틴데일이 죽을 때까지 잉글랜드에서 5만 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재미난 일화가 있다. 한번은 유럽을 방문하던 어느 주교가 한 상인과 접촉해 틴데일 신약성경을 모두 사겠다고 나섰다. 속셈은 그것을 모두 잉글랜드로 가져가서 런던에서 불태울 생각이었다. 한 친구가 틴데일에게 그렇게 하면 빚을 모두 갚고 최근에 수정한 부분을 포함시켜 더 많은 부수를 인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래서 거래가 성사 되었다. 주교는 그 책들을 모두 확보했고, 패킹햄(상인)은 고맙다는 소리를 들었고, 틴데일은 돈을 벌었다' 이제 틴데일은 구약성경에 관심을 돌려서 1530년에는 모세오경의 영어번역판을 선보였고, 1531년에는 요나서를 출판했다.

 

틴데일은 결국 훗날 배신자에 의해서 잡혀 화형에 처해지는 죽음을 당했지만, 그가 젊은 날 고백했던 말처럼 "하나님이 자기 목숨을 살려주신다면 쟁기를 모든 소년이 성직자보다 성경을 더 많이 알게 할 것"이라는 고백처럼 살다가 갔다. 그는 마지각 옥중에서도 히브리어 성경과 히브리어 문법책과 히브리어 사전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고, 마지막 화형을 받는 현장에서도 '주님, 잉글랜드 왕의 눈을 열어주소서'라는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윌리엄 틴데일은 뛰어난 언어학자이자 탁월한 번역가였다. 그의 번역에 나오는 많은 어구는 오늘날까지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성경번역의 역사, p154-157 정리)

1. 성경의 번역본들은 그 시대의 언어(일상언어)를 표준화하고 고급화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루터의 독일어 성경도, 틴데일의 영어 성경도, 또한 성경의 한글 번역본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2. 영어로 번역된 성경을 위험하다고 본 한 주교(당시의 가톨릭)의 번역된 성경을 제거하고자 한 행동이 오히려 더 많은 영어 번역본을 활자화할 수 있는 자금을 대주고, 영어로 된 구약 성경 번역을 위한 자금줄이 되었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3. 윌리엄 틴데일은 성경번역을 통해 일반적인 사람들이 성경을 알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보았다. 그리고 그 일에 목숨을 걸었다... 목회자로서의 나의 사명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자명한 답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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