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서는 6장이 클라이막스네요. 임박한 모르드개의 죽음(예상보다 더 빠른)의 위협 속에서 오히려 왕처럼 영광을 누리는 기회를 얻고, 절대 권력자 하만은 모르드개를 높이는 일을 맡게 되는 사건. 이 사건은 하만의 아내와 친구들의 예언처럼 반전될 역사를 예고하는 것이다.

 

[정리1. 본문 내용 중심]

1. 왕이 밤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다.

  1) 밤에 잠이 오지 않던 왕은 역대일기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도록 했다.

  2) 그 기록 중에 모르드개가 반역자를 고발했던 기록을 읽게 되었다.

  3) 왕이 그 일로 인해 모르드개에게 포상을 했는지 물었고, 아무 포상이 없었다고 보고함.

  4) 왕은 그 밤에 모르드개에게 어떤 포상을 하는 것이 좋을 지를 알기위해 신하를 부르려 함.

2. 그 밤에 왕을 찾아온 하만.

  1) 때마침 모르드개를 나무엘 달아 죽이도록 허락을 받기 위해 찾아온 하만이 있었다.

  2) 왕은 하만을 부르고, 왕이 존귀하게 하기 원하는 자에게 어떻게 대우해야할지를 묻는다.

  3) 하만은 그 대상이 자기라고 생각하고(자기 말고 누가 있겠는가?) 최고의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왕복을 입고, 왕의 말을 타고, 왕관을 씌워 성중 거리로 다니게 해야 한다고 함.

3. 그 영광은 하만이 아니라 모르드개에게 돌아가고 하만은 일이 꼬이기 시작하는데...

  1) 왕은 그 모든 영광을 유다인 모르드개에게 하라고 하만에게 명령한다.

  2) 하만은 왕의 명령으로 인해, 당장 죽이려고 달려왔던 모르드개를 높이는 일을 맡게 된다.

  3) 일을 마치고 번뇌에 가득하여 집으로 돌아온 하만은 그 일을 아내와 친구들에게 말한다.

  4) 아내와 친구들은 마치 객관적인 사태를 파악하는 사람처럼, 대세가 모르드개에게 기울어진듯하며 하만은 그 앞에서 엎드러지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을 한다.

  5) 그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왕의 명령으로 하만은 급히 에스더의 베푼 잔치로 간다.

   : 하만은 일이 이상하게 꼬이는 첫 시점에서 아무런 준비도 대응도 하지 못한채 무엇에 얽힌듯 급하게 이동해야 했던 것이다.

 

[정리2. 본문 내용의 개인적 재구성]

에스더 6장은 역사적인 흐름의 방향이 바뀌는 본문이 된다. 그리고 그 시점은 모르드개가 바로 당일 죽음을 당하게 될 것 같은 지점에서 벌어진다. 오히려 죽임을 당할 것 같던 모르드개는 왕처럼 존귀히 여김을 받게 되고,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했던 절대 권력자 하만은 모르드개의 종처럼 그를 높이는 일에 책임을 맡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모르드개의 역할이 없었고, 에스더의 역할도 없었다. 에스더를 읽는 모든 독자들은 이것은 하나님의 간섭이과 하나님의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밤 늦은 시간에 왕이 잠이 오지 않았던 것, 이전에 모르드개가 큰 공을 세웠는데 그 당시 그 일에 대한 포상을 하지 않고 지나갔던 것.. 그것을 그 밤에 왕이 알게 된 것, 바로 그 순간 하만이 왕을 찾아 왔던 것.... 모든 것이 빈틈없는 하나님의 짜맞춤이라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이제 수면 밑에서 하시던 하나님의 일들이 때가 되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이것을 가장 먼저 눈치 챈 것은 공교롭게도 하만과 그 아내 그리고 그 친구들이다. 그래서 하만은 더 두려웠고, 더 큰 잘못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정리3. 묵상과  적용]

1. 하나님의 섭리: 수면 아래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다.

일상적인 우연같은 것들이 한 순간에 하나로 만날 때 그것은 역사가 된다. 왕이 밤에 잠을 못이루었던 것, 잠을 못자던 밤에 <역대일기>를 읽도록 했던 것, 그 내용 중에 <모르드개의 공로>에 대한 부분이 있었던 것, 이전에 모르드개의 공로에 대해서 아무런 포상을 하지 못했던 것, 그것을 왕이 깨달았던 것, 그에게 지금 포상을 해주어야 겠다고 왕이 결심한 것, 그 현장에 하만이 와 있었던 것(밤 늦게 왕에게 무엇을 부탁하러 온다는 것은 사실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하만의 교만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했다) 하만은 왕의 제안이 자신을 위한 것으로 착각하여 최고의 예우를 해 줄 것을 스스로 말했던 것.

모든 것이 한 순간으로 모였다. 그리고 그것은 큰 힘을 얻게 된다. 수면 아래에서 자연스럽고 우연스러운 것처럼 흩어져 있던 작은 조각들이 모여서 마침내 거대한 하만을 넘어뜨리는 힘이 된 것이다.

누가 알았겠는가? 이 일은 에스더도 모르고, 모르드개도 모르고, 왕도 하만도..아무도 몰랐던 일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야 뭔가 일이 일어나고 있고, 이전부터 하나님이 무엇인가를 하고 계셨다는 것에 대한 실마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

없는게 아니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란 그런 것이다. 믿음이란 무엇인가? 보이지 않고 일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하나님 그 분의 선하신 섭리를 믿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의인의 길은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을 망할 것이라는 것을 믿으면서 말이다.

얼마전 가수 박진영씨가 힐링캠프에 나와서 이야기 한 것 때문에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나도 그 장면을 잠깐 봤는데... 그가 깨달은 것은 자기가 자기의 실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운이 많이 따랐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작은 것 하나만 틀어졌어도 불가능했을 것이 많았다는 것을 발견하고, 하늘을 향해서 누군가를 향해 감사하며 살기 시작했다는 고백이었다.

그렇다. 아직 박진영 씨는 그렇게까지 믿음이 있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삶 속에 누군가의 간섭과 돌봄과 역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산다면 우리는 잘 나가는 중에도 좀 더 겸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환난과 고통 속에서도 알수 없는 하나님의 선한 섭리(꼭 나 자신을 위한 섭리만은 아닐 수 있다..)를 믿으며 소망의 끈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나님의 섭리라는 것은 신앙에 있어서 매우 큰 주제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물론 협의적인 의미로서)의 강력한 주제 때문에 성도들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하나님의 섭리.

 

  -  끝  -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hunmill

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