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절 묵상] 고후 1:24 교회 안에서 구루밍이 형성되는 경우.

 

"우리가 너희 믿음을 주관하려는 것이 아니요 오직 너희 기쁨을 돕는 자가 되려 함이니 이는 너희가 믿음에 섰음이라"

 

1.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의 믿음을 '주관'하려고 하지 않고 '돕는 자'가 되고자 했다. '주관'이라는 말을 새번역은 '지배하려는 것'이라고 번역했다.

 

2. 종교의 울타리 안에서 '구루밍'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경우가 이와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신앙이 좋은 자가 신앙이 어린 자의 신앙을 돕는다는 취지로 그의 신앙을 '주관'하려고 할 때 성도 상호간에 신앙의 위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위계는 안타깝게도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루밍'과 같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3. 어제 읽은 본회퍼의 책을 보면 성도의 공동체는 영적 공동체가 되어야 하지 심리적 공동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심리적 공동체란 성도가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그로 인해 영향을 주고 받고자 하는 공동체를 말한다. 이 공동체는 결국 인간적인 위계를 만든다는 것이다.(강한 정신의 소유자들이 종횡무진 활동하면서 약자들의 감탄과 사랑 또는 두려움을 이끌어 낸다. 37쪽)

 

4. 영적 권위를 가지고 상대를 '주관'하려고 할 때 그리고 이것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그루밍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누가 처음부터 나쁜 의도로 시작했겠는가! 그러나 그런 관계가 형성된 다음에는 나쁜 방향으로 가게 마련이지 않은가!

 

5. 바울은 '주관'하려고 하지 않고 '돕는 자'가 되려고 했다. 상대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직접 기도하고 고민하고 판단하는 과정 속에서 자율적으로 세워져 가도록 '돕는 역할'로 자신을 제한했던 것이다. 본회퍼가 말한 영적 공동체란 이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된 말씀이다.

 

6. "구루밍 하지도 말고 당하지도 말자." 아무리 훌륭한 사역자라도 일면 훌륭한 부분이 있다고 여기는 정도로 존경하고, 아무리 어려 보이는 신자라 할지라도 함부로 주관하려고 하지 말자. 그들도 일단 믿음을 가진 자라면 이미 믿음에 선 사람이다.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연결점을 가진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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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m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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