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4일, 연세대 학생들과 함께 매주 한번씩 하던 성경공부 모임을 마쳤습니다. 이 날은 평소와 달린 여유있게 식사도 같이하고 커피도 한 잔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1층 로비에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서 마지막 모임 사진을 찍었습니다. 

itistory-photo-2


지난 5월부터 저희 교회 청년 한 명의 제안으로 시작된 성경공부 모임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과 친구들, 선후 배들을 모아 성경공부 모임을 하자고 했고, 저는 그 성경공부의 지도를 맡아달라고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된 성경공부 모임이 나름 한 해를 마치고 마지막 모임을 한 것입니다. 


이 모임을 시작하면 새로웠던 것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1. 학생들이 먼저 모임을 만들고 성경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제가 가르쳐주기로 하고 가는 모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자발성에서 시작된 모임인 것이지요. 그것도 저희 교회 청년 한 학생의 선한 동기로 부터 시작된 모임이 주변 학생들을 모으고 저까지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학생들을 동기부여 하고, 격려하고 안나오는 학생들을 챙겨서 근근히 리더인 제가 끌고가는 모임이 아니라, 학생들이 끌고가는 모임에 제가 돕는 자격으로 가는 것이니 전혀 느낌이 달랐습니다. 학생들은 바쁜 시간을 내서 찾아와 준, 저에게 늘 고마워했습니다. 그래서 매주 커피 한 캔을 준비해서 주곤했지요^^


물론 저는 한 시간을 들여 학교로 찾아갔고, 성경공부 모임을 마치면 다시 한시간이 걸려 집으로 퇴근하곤 했습니다. 안했으면 편했겠지만 학생 자발적인 성경공부 모임을 인도하는 은혜는 누리지 못했겠지요. 


2. 성경공부를 할 때, 진도를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교재를 정해서 하지도 않았고요. 학생들과 논의한 후 마태복음을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매주 한 장 정도씩 _ 다룰 내용이 많으면 더 적게도 - 공부를 했습니다. 본문은 제가 출력해가고, 한 절씩 읽어가면서 성경공부를 했지요. 

마지막 날 차를 마시면서, 이런 방식으로 하는 성경공부가 어땠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자기들에게 딱 맞다고 하더군요. 공부하면서 궁금한 것 즉각적으로 물어볼 수 있고, 성경 구절을 하나씩 읽어가면서 내용을 파악하고 메시지를 말해주는 방식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더 요청하기는 자기들이 수업 때 주로 PPT중심으로 강의를 듣기 때문에 가시적으로 정리해 주면서 개념을 정리해 주는 것이 좋았다고 하더군요.(최근에는 칠판을 사용했는데 그것이 좋았다고 본 것 같았습니다.) 현재 진도는 마태복음 12장까지 했습니다. 


3. 특히, 마태복음에서 산상수훈 말씀을 나룰 때는 성경공부가 끝나고 나면, 많이들 놀래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여태까지 생각하고 들었던 것과 너무 다른 것 같은 예수님의 말씀에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이 친구들의 신앙이 그리 깊은 친구들이 아니었던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대외적으로 알려진 기독교의 가르침과 성경의 말씀 속에서 발견되어지는 가르침에는 적지 않은 격차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지요. 


정리하면서, 저는 학생들 중에 순수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런 무리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졸업을 앞둔 친구들이었습니다. 취업 준비로 바쁜 학생들이었지만, 이들은 정기적으로 말씀을 배우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순순하게 말입니다. 이런 학생들이 더 많이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선교단체에 가입하는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삶 속에서 말씀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누구 믿을 만한 분이 있다면 가르침을 받고 싶은 학생들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물론, 어떤 이단으로 인해 그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올 한해를 마치면서, 이들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전히 캠퍼스에 소망을 두라는, 그리고 이 시대에도 하나님이 남겨둔 7000명의 학생들이 있다는 음성으로 들립니다. 이들을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제게는 들려왔습니다. 이들에게도 제가 귀한 선물이었기를 바라며, 이들을 축복합니다. 


내년에 다시 개강을 해서 성경공부를 시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은 또 기회를 주시면 시작할 수 있겠지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hunmill

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