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인가...

교회 출석한지 얼마되지 않은 청년에게 전화가 왔다. 혹 시간 되면 봡자고.. 저녁 8시에 동네 카페에서 만났다.

교회 나온지도 얼마 되지 않은 친구지만 벌써 밥도 한번 같이 먹은 사이라 좀 편하게 만났다.

요지인즉, 경영을 공부하고 있는데 세상 친구들처럼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이 경쟁하면서 대학생활을 하는 것은 뭔가 그리스도인 답지 못하다는 꽤나 성숙한 고민을 했고, 그런 고민을 친구랑 나누는 중 친구도 그런 고민이 있었는데 같이 사람들을 모아 성경적인 관점으로 경영을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곧바로 몇몇 친구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동조하늠 친구들이 생각외로 더 있어 그 모임을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묻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생각나서 전화했다는 거다...

대견한 녀석이라 생각했다.

우선 격려를 해주고 생각나는대로 조언을 해 주었다. 기독교적 관점으로 학문을 바라보는 일이긴 해도 우선은 성경을 먼저 공부하고, 후에 기독교세계관에 관한 책들을 스터디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 청년은 공감했고, 우선 성경공부를 하는게 좋겠다고.. 자기가 친구들과 시간을 정해볼테니 목사님께서 시간을 좀 내주실수 있느냐고...

잠깐 고민을 했지만 이런 기회가 오다니. 다시 캠퍼스에 가는 것이고, 성경을 배우겠다니... 그것도 자기들이 원해서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하니.. 캠퍼스 사역을 하면서 이런 자발적 훈련의 장이 열리리라고늠 생각도 못했는데.. 오 주여!

다음주에 그청년과 처음 그 논의를 했던 과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참 좋은 친구였다. 북한선교를 생각하며 준비하는 친구였으니.. 첫 만남부터 느낌이 좋았다.

그 두 친구가 바로 이들이다.
오늘 학기 마지막 모임을 하고 쎌카로 찍은 사진이다.

왼쪽은 울 교회 청년 정훈이, 가운데는 과 찬구 항준이,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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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임을 지난 6월 4일 저녁에 했다. 시험기간으로 공부하기에 바쁜 시간이었지만, 이날 모든 친구(4명)가 모였다. 함께 마태복음 5장 산상수훈의 말씀을 같이 나누었다. 팔복과 함께 소금과 빛된 삶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함께 나누었다.

모였던 친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던 것 같다. 자신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기독교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말에 내가 오히려 놀랐다. 예수님의 말씀 속에 이런 놀라운 말씀이 있다는 것을 미쳐 몰랐다는 것이다.

우리 교회 청년인 친구는 말씀 한구절 한구절 마다 자신의 뒤통수를 치는 것 같은 말씀이었다는 고백을 했다. 늦게 온 친구에게 오늘 배운 말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너무 좋았다고 고백하는 것을 들었다.

우리가 경험하는 교회와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가 너무 큰 괴리가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들은 교회의 배경이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말씀을 더욱 진지하게 대하는 것 같다. 스스로 댓가를 치르면서 성경을 공부하러 오기 때문에 이들은 졸지 않는다. 전화를 받지도 않으려 하고, 문자를 보내거나 카톡을 하지도 않는다. 이런 친구들이라면 몇 명이라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시간을 쪼개며 이들을 가르치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학생 사역의 끝자락에서 이런 친구들을 만난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학기 모임은 끝났다. 방학에 어떻게 할지 나는 모른다. 그 친구들이 결정할 것이다. 그들이 시간을 내서 모이길 원한다면 나는 가능한 도울 것이다. 이들 스스로가 이 시간의 의미를 충분히 가치있게 여기고 스스로 헌신할 수 있다면 그 친구들을 돕는 것은 하나의 사명과 부르심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가운데 있는 자매는 이날 면접이 있어서 늦게 왔다. 교회를 다니지는 않지만 모일때마다 취업을 위해서 기도했고, 얼마전 기아자동차에 최종합격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다. 우리 교회 정훈이란 형제와 교제하는 자매다. 고등학교 때 미션스쿨을 다니긴 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는 않는다.

사진에는 없지만, 용원이란 친구도 한 명 더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대학 오기 전까지 살던 친구인데 부모님은 신실하시지만 본인은 그렇지 않아 한국 와서는 많이 놀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부모님 실망 시켜 드리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려고 고민하던 중 우리 교회 청년(과 선배)이 제안해서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사실을 말레이시아에 있는 어머님께 전화로 알려드렸더니 너무 기뻐하시더라는 말을 하면서 울먹이던 용원이의 얼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어지는 소식이 있으면 다음에 또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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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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