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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te.com/view/20130218n00351?mid=n0411

영성 2.0 ④ 김용택 목사
신앙, 자녀교육, 살림 모두 함께
초기기독교 공동체 6년째 실험
기성 교회·가정 반성에서 출발
최소한의 자급자족, 할 수 있어요

경기도 연천에서 신앙공동체 실험을 하는 김용택 목사 가족.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 목사, 성은군, 성찬(아들)씨, 아내 김지숙씨, 성경(딸)씨. 사회적 기업 해피 트리도 운영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교회는 원래 신앙공동체였다. 함께 생활하고 나눠 쓰며 하나님을 섬기는 모임이었다. 예수 제자들의 복음을 전파한 기록인 사도행전에 나와 있는 모습이다. 당시 교회는 요즘처럼 예배당 건물이나 교회 세습에 연연하지 않았다.

 감리교 김용택(53) 목사는 그런 초기 교회의 실현을 꿈꾸는 목회자다. 2008년부터 ‘주님의 가족 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뜻 맞는 이들과 한 지붕 아래 살면서 자녀 교육, 신앙 생활을 함께한다. 살림살이도 합쳤다. 함께 벌어 똑같이 쓴다.

 교회 건물, 물론 없다. 공동체 식구들이 식사를 함께하는 공간이 주일이면 예배 장소가 된다. 현재 구성원은 김 목사 가족 7명을 포함해 8가족 30명. 휴전선과 한탄강 유원지가 지척에 있는 경기도 연천군 초성리가 근거지다. 20∼30평대 저층 아파트 5채에 나뉘어 산다.

 지난 8일 공동체를 찾았다. 제도권 교회와 학교, 일자리 등을 등지고 ‘극단적인’ 공동체 실험을 하게 된 이유와 의미가 궁금했다.

 김 목사는 ‘해피 트리’ 간판이 붙어 있는 건물에서 나와 기자를 맞았다. 2011년 가을 세운 사회적 기업이다. 새터민(탈북 정착민)을 고용해 우리밀 빵을 만드는 해피 베이커리, 동네 도서관과 재활용 의류매장을 겸한 카페 행복한 나무, 지역특산물인 자색 고구마 등을 재배하는 해피 팜 농장 등을 거느리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공동체 식구들의 한 달 월급은 모두 600만원. 김 목사는 “그게 공동체 수입의 전부”라고 했다. 모기 눈물만한 돈으로 대식구가 먹고 살 수 있는 비결은 큰 교육비가 들지 않기 때문. 아이들은 학교·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대신 공동체 어른들이 과목별로 돌아가며 가르쳐 검정고시를 치르게 한다. 그런데도 김 목사는 2011년 큰딸 민애(24)와 둘째 딸 신애(21)를 캐나다 토론토의 세나카 칼리지에 나란히 입학시켰다.

 농장 덕분에 먹거리도 웬만큼 해결된다. 어른은 한달 13만원, 청소년은 6만원씩 용돈을 준다. 이에 비하면 도시의 우리들은 너무 많이 먹고 쓰는 것은 아닐까.

 김 목사는 “하나님이 우리 안에 주신 것을 잘 모아 나눠 쓰면 최소한의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공동체는 기성 교회와 가정, 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김 목사는 감리교신학대 운동권이었다. 목사 안수 이후 경남 마산에서 도시빈민 등을 상대로, 소위 민중사목을 했다. 하지만 나날이 거칠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후 서울의 번듯한 교회에서 한 10년간 교회 성장을 위해 뛰었다. 그러나 교회 바깥의 시대와 역사에서 동떨어졌다는 회의가 들었다. 아빠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들 교육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신앙과 생활이 분리된 채 이중적 생활을 하는 ‘선데이 크리스천’ 신자들도 목사로서 보기에 안타까웠다.

 김 목사는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살아온 배경이나 성격, 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인생이라는 파이의 크기는 어떤 사람과 어디까지 함께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택한 게 공동체다. 그는 “신앙을 새로운 형식 안에 담아내라는 시대의 명령 앞에서 고민 끝에 도달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새 포도주를 담을 새 그릇, 새로운 가치를 찾아 순례하는 신앙적 보헤미안들의 기착지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젊어서부터 영성운동에 관심이 컸다”고 했다. 그에게 영성운동은 신앙이 깃드는 처소인 영혼, 그걸 살펴 바른 신앙의 길로 향하도록 이끄는 일이다. 공동체는 그 밑바탕인 셈이다.

 그의 실험은 여태까지는 성공적인 것 같다. 원년 멤버 정연훈(43)씨에게 만족스러운지를 물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그는 인천에서 아내와 함께 사설 공부방을 운영하다 공동체에 발을 들였다. 다음은 그의 대답이다.

 “사람들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함께 못 살 정도는 아니다. 누가 물으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문제가 생기면 우선 기도를 드리고 상대방 의사를 존중하며 해결책을 찾아 나간다.”

연천=신준봉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신준봉.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박종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jokepar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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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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