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죄에 대한 이해는 크게 두 갈래로 발전했다. 


한가지는 죄를 영혼의 오염, 의지의 부패나 연약함으로 보는 존재론적인 관점이로 로마 가톨릭 교회의 주된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죄를 하나님을 반역하고 경멸하는 것,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서는 것으로 보는 관계론적 관점으로 개신교회의 주된 관점이다. 


전자의 관점으로 보면, 인간의 영혼은 잡초가 무성한 정원과 같고, 죄악의 싸움은 정원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며, 성화는 그 정원에 덕이라는 꼿들을 심고 가구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로마 가톨릭 신학은 죄를 벗고 덕을 쌓아가는 수덕 신앙을 강조한다. 


후자의 관점으로 보면, 인간의 영혼은 잘 가꾸어야 할 정원이 아니라, 갈아엎어야 할 황무지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의 교정이나 덕의 함양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은혜와 회심이며, 이후 이어지는 정원사이신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관점은 배타적이라기 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두 갈래의 이해를 통합하는 좀더 온전한 죄 이해가 필요하다. 


(중략)


오늘날 개신교회는 교회의 오랜 전통이며 로마 가톨릭 교회를 통해 보존되어 온 일곱 대죄론과 같은 죄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구체적인 죄에 대응하는 경험적인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신원하), 204,205쪽.


[개인생각] 개신교에서는 인간의 죄를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라는 측면과 철저한 갈아엎음에 대한 입장만을 강하게 드러냄으로서 죄의 디테일에 대해서는 간과하거나 약화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작고 세밀한 것까지 모두 하나의 궁극적 원인으로 환원시킴으로서 치료에 있어서도 예리하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반역과 은혜 사이의 그 큰 골짜기를 메울 수 있는 어떤 내용들이 없었기에 그 영역에 있어서 매우 수동적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측면에서 그 영역을 세심하게 살핀 수도사들의 지혜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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