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글: 김수억



한 남자의 품에
왜소한 한여인이
안겨있다.

부끄러운듯
고개를 돌린채.

무심한 남자는
넓은 가슴을 
그녀에게 맡긴다.

부끄러움과
무심함이

이 시간, 이 공간에서
이렇게 어울리다니.

- 출근길 1호선 급행쟈철 안에서.


* 코레일 파업 때문인지, 출근피크 타임 때문인지 빈틈없는 1호선 지하철 출근길에서 제 앞에 있는 남녀의 어색한 포옹(?)을 보며, 잠시 글써 봅니다.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그런 자세로 있었다면 연인으로 오해 받았을 일이지만, 출근길 만원 지옥철 안에서는 당사자도 주변 사람도 어색해하거나 부끄러워하거나 그렇다고 외면하여 자세를 바꾸지도 않는다.(자세를 바꿀수도 없고) 그 시간 그 공간에서는 전혀 윤리와 도덕이 개입하지 않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의도적 성추행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ㅎ)


일상적 윤리와 상식의 껍데기가 벗겨지는 특수한 상황과 시간이 그 공간안에서 벌어진 것이지요. 그런데 그런 상황이 특수하다기 보다는 일상적입니다. 남녀의 대상이 바뀌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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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mill

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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