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6'에 해당되는 글 1건

죄인 아닌 것과 의인의 차이


우리는 보통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우리의 죄책을 대신 감당한 사건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죄를 위해서 죽으신 예수님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는 다고 배웁니다. 이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죄에 대한 책임이 사라졌다고 천국에 들어가는 필요충분조건이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좀 더 설명을 드리겠지만, 지금 아주 단순하게만 말씀드리면 우리는 의인이 되어야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죄의 문제가 해결된 것과 의인으로 인정받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종종 죄인들이 광복절 특사(은혜)를 통해서 아직 형량이 남아있지만 일찍 죄책을 면제받고 출소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은 더 이상 법적으로는 죄인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람을 의인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는 복음을 설명할 때 종종 핵심적인 부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범죄 때문에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해서 주님은 살아나셨습니다.(롬 4:25) 즉 십자가와 부활이 함께 복음의 내용에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죄책에서 면책된 것과 우리가 의롭게 된 내용이 천국에 들어가는 조건에 함께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변화가 우리가 경험적으로는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즉 죄사함을 받는 것과 의롭게 인정받는 것이 한 순간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논리적인 개념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두 가지 변화는 분명히 구분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하나님 나라의 개념으로 설명한다면 우리는 이전 세상으로부터 나오고(죄책으로부터의 자유), 그 이후 새로운 나라로 들어가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새로운 질서로의 유입) 물론 예수님의 십자가가 있고 부활이 연이어 있었던 것처럼 이 두 가지 사건은 주님 안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고 단절이 일어날 수 없는 사건입니다. 그러나 실제 교회의 현장 속에서 일어나는 현실은 마치 이 두 가지가 연이어 일어나지 못하고 구분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즉 은혜로 혼인 잔치에 들어오긴 했지만 다시 쫓겨나는 사람이 있고(마 22:1-14), 좋은 씨를 뿌린 주인의 밭에 있지만 추수 때에 곡간이 아니라 불에 들어가는 가라지가 있고(마 13:24-30), 천국의 그물에 걸려서 좋았지만 세상 끝에 구분되어 풀무 불에 던져지는 못된 것이 현실 속에서는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마 13:47-50). 이런 현실의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여 설명하지 못하면 자칫 속죄만으로 천국에 들어가는 조건을 모두 다 설명한 것처럼 되어 천국의 마지막 시간대에서 벌어지게 될 검증을 준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에 언급된 천국의 비유들은 그런 우려가 있는 자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인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이렇게 무력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이와 같은 구분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 봅니다. 그로 인해 ‘죄인 아닌 것’으로 충분히 천국을 소유할 자격을 갖추었다고 여기게 된 것이 교회의 수준이 낮아진 원인인 것이지요. 우리의 죄를 용서받았다는 내용이 복음의 전체고 그 내용을 믿음으로 고백한 사람은 누구나 천국을 보장 받는 것처럼 가르치는 것이 교회 밖 사람들에는 복음이 경박한 내용이라고 비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오랫동안 교회는 그와 같은 수준의 그리스도인들을 한국 사회에 배출해 냈던 것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복음이 명확하게 제시하는바 ‘의인의 자리’까지는 설명해 내지 못한 부작용이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의인의 자리를 지향한다는 것이 실제적으로 의인됨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나라의 새 질서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질서에 적법한 사람이 되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치 훌륭한 부모의 자녀라 할지라도 훌륭한 성인으로 자라는데 시간이 걸리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종국에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믿는데 이는 그 자녀가 훌륭한 부모요 탁월한 양육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새 질서 속에 들어온 사람은 새로운 사람으로 길러지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 나라의 질서를 받아들이겠다는 진지한 결단(외국인이 국적을 바꿔 귀화하겠다는 결의와 같은)이 있어야 함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천국의 백성으로 남아있으려면, 죄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질서로 다스리는 나라에 시민이 되겠다는 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천국에 시민이 된다는 것은 이전 나라(세상의 나라)의 질서를 버리고,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질서를 따르겠다고 결단하여 그 질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죄인 아닌 것’과 ‘의인’이 구별되는 개념인 것처럼 이전 나라를 나오는 것과 새로운 나라로 들어가는 것은 구별되는 과정이고 이 두 가지가 모두 갖추었을 때 온전한 천국 백성의 조건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우리가 오해하기 쉬웠던 개념에 대해서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hunmill

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