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비유를 통해서 본 천국의 특징(마 13:24-30)


지난 내용에 이어서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천국이라는 곳이 시간적으로 한 정점을 통과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 22:1-14의 비유에서도 살펴봤던 것처럼 문제의 그 사람이 왕의 아들의 혼인잔치에는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계속 그곳에 있지 못하고 중간에 쫓겨나야 했다는 것입니다. 즉 천국(하나님의 나라)과 관련해서 사람들은 들어간 자와 못 들어간 자, 이렇게 둘로 구분되지 않고 들어가지 못한 자와 들어갔다가 나온 자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자로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천국이 이런 식으로 구분된다는 개념은 마태복음 13장에 나오는 천국 비유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 13:24-30에 알곡과 가라지 비유로 알려진 천국 비유가 있습니다. 이 비유도 보면 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다고 말합니다. 즉 이 사람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천국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사람은 좋은 씨를 자기 밭에 뿌렸습니다. 그런데 언제인지 모르지만 원수가 와서 그 사람의 밭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습니다. 나중에 보니 그 주인의 밭에 알곡과 함께 가라지도 함께 자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종들이 이 사실을 알고 가라지를 당장 뽑기를 원하는지 묻습니다.(28절) 그러나 주인은 가만 두라고 말합니다.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30절) 추수 때가 되면 그 때가서 알곡과 가라지를 구분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주인이 추수 때가 이르기 전까지 자기 밭에 있는 가라지를 보고서도 그대로 알곡과 함께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그 주인의 밭에서 알곡과 가라지가 당분간 공존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 주인의 판단이고 천국, 즉 하나님 나라의 특성이라는 것입니다.


마 13:47-50에는 그물 비유가 나옵니다.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다고 말합니다.(47절) 그물이 가지는 특성이 천국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물은 각 종 물고기를 한 번에 모읍니다. 그리고 나서 물가로 끌어내서 나중에 어부가 그 잡은 고기 중에 좋은 고기와 못된 고기를 구분합니다. 즉 처음부터 그물은 좋은 고기만 골라서 모으지 않습니다. 일단 다 모읍니다. 그리고 나서 분류를 합니다. 천국이 마치 그와 같다는 것입니다. 어부가 그물에서 좋은 것과 못된 것을 구분하는 때를 세상 끝이라고 말합니다.(49절) 즉 최종적인 심판의 때를 말하는 것이고 그 전까지는 그물에 좋은 것과 못된 것이 함께 공존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천국의 비유들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는 천국은 들어가는 것(입장권)보다 그 안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을 수 있는가(거주권)가 더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그 동안 우리는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영접했던 진실한 고백을 통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을 확신했고, 먼 훗날 주님이 다시 오실 때 혹은 그 전에 주님 앞에 부름 받을 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확실한 ‘티켓’을 받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전체 그리스도인이 모두 그랬다는 것이 아닙니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가르침이 그랬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천국행 티켓이라는 말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오늘 살펴본 천국 비유를 보면 천국에 들어가는 것(티켓)만으로는 안되고 그 티켓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까지 가려고 할 때, 열차 티켓이 있어야 합니다.(요즘은 티켓이 없이도 기차 안까지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나 열차 안에 탈 수 있는 티켓이 있다고 부산까지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 티켓이 대전이나 대구까지 밖에 갈 수 없는 티켓이라면 부산까지 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성경에서 말하는 천국은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가지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 종착역에 도달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천국의 특성을 정리해보면, 성경은 우리로 하여금 천국의 관광객이 아니라 시민이 되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관광객은 그 나라의 시민은 아니지만 그 나라의 것을 경험하고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한계는 무엇입니까? 일정한 시간이 되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나라의 시민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마치 귀화하는 것과 같습니다. 본래 자신의 나라에서 누리고 경험했던 것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귀화하려는 나라의 질서 가운데로 들어가겠다는 것을 결단하는 것입니다. 그런 결단과 희생이 없니 그 나라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시민이 될 수 없고, 관광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그 나라의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천국에 들어가는 자격에 대해서 비유가 아니라 신학적인 접근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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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mill

앞으로 40년은 성경 내용을 축적하는데 관심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내용도 충실하고,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준비한다. 티블로그는 창고면서, 공장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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