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골짜기에서 만나는 샘

글: 김수억 대표


2016년 새해에 들어갈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15년 마지막 달입니다. 그러다 보니 앞 날을 말씀드리기 전에 지나간 날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요. 2015년은 제가 죠이선교회 대표가 되고 처음 맞는 해였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일 수밖에 없던 시간이었습니다. 죠이 간사로서는 누구못지 않게 익숙하지만, 죠이 대표로서는 초짜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현직에 있는 간사로서는 누구도 이 길을 가본 경험이 없기에 대표 역할을 수행하는 여정 속에서 겪어야 할 무게는 고스란히 저만의 것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공동체를 따듯하게해 보겠다고, 그간의 공동체적 숙제를 속 시원하게 풀어 보겠다던 의욕은 초짜의 섣부른 욕심에 불과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시간이었습니다. 대표로서 더 지혜롭고 더 치밀해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많은 부분 의욕을 잃지 않으면서도 때를 만들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고통 속에서 배워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기가 죽어 있을 즈음에 시편 84편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 그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6절)라는 말씀을요. 그리고 바로 그 다음 날 저는 많은 샘이른 비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제주에 살고 있는 동기 목사에게 뜸금없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죠이선교회 본부 주소를 알려달라고. 귤을 샀는데 제가 생각나서 죠이로 몇 박스를 보내 주겠다고 말입니다. 죠이와는 연관도 없고 제 처지와 낙심을 알 수도 없는 그 동기 목사의 문자에서 격려의 샘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오후에는 연차가 어린 간사 한 명이 제 방을 찾았습니다. 주섬주섬 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메모가 적힌 작은 엽서히트텍이었습니다. 생일날에 드렸어야 하는데 늦어서 죄송하다며, 그래도 꼭 전해드리고 싶었다며 15일이나 지난 제 생일을 챙겨 주었습니다. “따듯한 겨울 보내시라”는 말도 잊지 않았고요. 정말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오후 4시쯤 제 이메일로 온 한 후원자의 답신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제가 2015년 11월말에 보낸 제 기도 편지 마지막 부분에 대표로서 추가적인 사역을 위해 3천만 원을 모금해야 한다고 기도 부탁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도 편지를 보신 후원자(죠이어 목사님)께서 마음이 뜨거워졌다며 성도 두 분(전교인)과 함께 논의하여 50만 원의 후원금을 보내겠다는 이메일을 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눈물 골짜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는 많은 샘이고 이른 비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그날 제가 얻은 것은 도 아니고, 히트텍도 아니고 50만 원도 아니었습니다. 낙심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분명한 말씀이었고, 내가 너와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죠이선교회 대표로서 맡겨진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겠다는 담력이었습니다.


다윗도 처음부터 골리앗을 상대할 수 있는 담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버지의 양을 치면서 자신의 힘이 아닌 여호와 하나님의 도우심이라는 설명밖에 할 수 없는 작은 경험을 누적해 왔을 것입니다. 그런 경험은 다윗에게 많은 샘이 되기도 했을 것이고, 이른 비가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 경험의 누적이 골리앗 앞에 설 수 있는 담력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새해에는 많은 샘이른 비가 있음을 믿고 눈물 골짜기의 여정을 두려워하지 말고 힘있게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 죠이선교회의 2016년 여정에 많은 샘이른 비가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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